<칼럼>테이블 5개짜리 횟집에서 김선교군수를 도마에 올려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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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탕 끓기를 기다리며 잠시 대화가 끊어진 사이 A가 포화를 열었다. “YPN은 요즘 그렇게 기삿거리가 없는 가봐, 군수가 쌀 팔러 다니는 게 뭐 그렇게 좋은 일이라고. 군수 정도 되면 굵직한 사안에 매달려야지, 쌀 몇 억원어치 팔려고 여기저기 나대는 게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아.” 이런 요지의 발언이었는데, 소주 딱 한 잔 비우고는 대리기사를 불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B가 맞받았다. “쌀 750톤이 누구네 얘 이름이냐, 자그마치 만팔천가마가 넘는다. 군수라고 어깨에 힘만 주고 다니면 그런 성과가 나오겠느냐, 논농사 짓는 데가 대한민국 천지니 어느 지자체나 팔아먹으려고 혈안이 돼 있을 판인데 그런 경쟁을 뚫고 양평 1년 소출의 40퍼센트를 군수가 직접 나서서 팔아치웠으니 대단한 일이지.”
먹고사는 걱정 반, 실실 주고받는 농담 반 성격이었던 좌중이 돌연 열기를 띄기 시작했다. 점잖은 필자 빼고 일곱 사람이 저마다 A와 B를 거들고 나서면서, 속절없이 끓다 못해 거의 조림이 돼가는 매운탕에는 어느 누구도 숟가락조차 대지 못했다. 모든 논쟁이 그렇듯 자연스럽게 두 패로 나눠졌는데 어느 패가 수적으로 우세했다는 소리는 선거에 영향을 줄 수도 없지 않기에 생략하기로 하자. 양쪽의 요지를 간추리자면 다음과 같다.
군수와 군정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패는 “말로만 지방자치를 하는 대한민국에서 군수가 고속도로를 낼 수 있겠냐, 규제가 시퍼런데 산업단지를 조성할 수 있겠냐. 그래도 뭐 하나라도 더 챙기고 더 만들어내려고 무지하게 노력하지 않느냐, 이 정도면 잘 하는 거다. 지방공사건 말고는 6년 동안 크게 잘못한 것도 없지 않느냐.” 입을 모았다. 비교적 부정적인 패는 “그 동안 도시가스 말고 큰 건 해 논 게 뭐 있냐, 맨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소리만 나왔지, 이렇게 저렇게 해서 이 만큼의 성과를 거뒀다는 소리는 들리는 게 하나도 없다. 공무원들 태도도 겉으로만 나긋나긋해졌지, 속으로는 예전이랑 바뀐 게 하나도 없어. 열심히 한다고 다 용서가 되는 게 아니다.” 입을 모았다.
참고로 이 논쟁에 가담한 대부분은 평소에 특별한 정치적 성향을 표방하지 않는 성품의 소유자다. 정부나 정당이나 양평군을 향해서도 유별난 고정관념 없이 잘한 건 잘했다 하고 못한 건 못했다 하는, 나름대로는 이성적인 국민이자 군민이다. 그러니,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는 소리인지라 필자는 이편도 들었다가 저편도 들었다가 이편도 공박하고 저편도 공박하는 박쥐 꼴로 껴들었다. 명색이 지역언론인이 다를 침 튀기는데 입 딱 붙이고 다 졸아든 매운탕 국물만 탐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문 닫을 시간 다 돼서 자리를 턴 일행은 누군가 입가심 하자는 소리에 가까운 편의점 문밖 테이블에 모여 앉았다. 저마다 맥주 한깡 손에 들고 아까의 논쟁으로 혹시라도 금 간 게 없나 눈치를 보는데, 어느 눈치 없는 친구가 불쑥 재점화에 나섰다. “근데 이상한 건, 양평군 잘 하는 게 뭐 있냐는 사람은 많은데 군수 싫다는 사람도 별로 없단 말이지." 그 눈치 없는 친구보다 더 이상한 건 이렇다 반박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거다. 다들 그건 그래 하는 낯빛으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이상한 일이지 않은가. 군정 평가가 후하지 않으면, 군정 최고책임자에 대한 평가도 야박해야 이치에 맞지 않은가 말이다. 양평군민이 뭘 몰라서 군정보다 군수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는 건지, 양평군민이 알 것 다 알면서도 군정과 군수에게 따로따로 점수를 매기는 건지 그 속을 누가 다 알랴. 분명해 보이는 것은 김선교군수에 대한 신뢰나 호감은 저번 선거 때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거다.
내가 김선교군수라면 양평군민에게 정말 고마워해야할 것 같다. 자신의 열정과 노력이 이 만큼이니 당연한 평가라는 자신감보다는,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그 만큼의 성과는 아직 이루지 못했음에도 너그러이 격려해주고 기다려주는 양평군민에게 큰절이라도 올리고 싶을 것 같다. 이왕에 하는 군수, 양평역사에 큰 획을 긋는 군수가 되겠노라 작심하고 또 작심할 것 같다.
안병욱 (yp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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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별일님의 댓글
별일 작성일자세히 보면 은근히 띄워주는듯..
만고진리님의 댓글
만고진리 작성일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하고 고인물은 반드시 썩기 마련
큰문제죠?님의 댓글
큰문제죠? 작성일아마도 그자리에서 잘한다는 결론이 안난것은
잘 못하고 있다는것인데 사석이기는 하지만
군수님 측에서 말씀하시는분들에게
직언을 하게 되면 뒤끝이나 휴유증이 있어서 말을 시원스럽게 못한것 같읍니다만
솔직히 내가 보고 느낀것은 잘한거는 전혀 없는것 같읍니다...
개인적으로 노래를 못하신다는 예기를 들었는데
요즘은 노래 실력이 정말 좋아지셨다는말 자주 듣읍니다.
아이구 양평 정말 살기 힘든 동넵니다.
시비시비님의 댓글
시비시비 작성일공뭔 퇴임하는것두 치적인가베
동네분위기랑 요기 기사랑 비슷하구만 먼소리랴?
아무꺼나 물어뜬는게 취미신가^^
이중대님의 댓글
이중대 작성일글쎄요? 제가 읽어본바론 굉장히 중립적인대요??
무엇때문에 군청이중대 군수편들어주는것이라고 하나요?
비방하신분들은 어디가 어째서 잘못인것이라고 지적해주시면 좋을것같네요
밑도끝도 없이 비방만 하는건 아닌것같네요
독자에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릿플다는 분들이 더더욱 이중대같네요
중립님의 댓글
중립 작성일매번 군수 기사나 이야기만 나오면 발끈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군요.
그렇게 누구편이니 아니니 구분하는 이유가 과연 뭘까요?
이번 칼럼은 정말 우리 생활 속에 있는 이야기지 남의 이야기가 아닌거 같군요.
사석에서 얼마든지 나올법하고 또 그런 식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나 싶군요.
개인적인 생각에는 상당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기술된 것 같군요.
개군흑염소님의 댓글
개군흑염소 작성일군수님의 열정이 대단한것은 틀림없습니다 나는 직장상 여주이천 양평을 두루 다닙니다만 여주에서는 양평은 발전을 시키는데 인구도 늘고 여주는 퇴보한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작년 재작년 여주 인구 증가율이 양평에 못 따라 옵니다 고작 몇십명 늘었지요
양평 몇천명 늘동안
한가지 개군면 석장리 128번지 일대 애로사항이 손톱밑의 가시 같습니다
군수님 열정으로 양평군내 농로 포장 거의 다됐는데 구거지인데도 불구하고 안됐는데 조금 아쉽습니다
개군흑염소님의 댓글
개군흑염소 작성일그 일대 논미꾸라지체험농장을 하고픈데 포장이 안돼서 차 들어가기가 힘듭니다
다행히 그 옆 석장리 150번지에 체험마을이 생긴다니 반갑더군요
동네 석장1리 이장이 열심히 동네사람들 수익위해 뛰는것이 보기 좋더군요
애독자님의 댓글
애독자 작성일저는 YPN를 즐겨보는 애독자 입니다
그런데 요즘에 와서 지역언론의 역활을 제대로 못하는 것같아요
보기 좋코 듣기조은 기사만 나오고 제대로 바로 잡아야 될 내용은 어쩌다 한번 오히려 양평시민의 소리가 군민들이 알아야 할내용을 더욱 더 소상히 많이 알려주는것 같아 YPN을 좋아 하는 한사람으로 안타깝습니다 물론 나름대로의 주관과 철학을 같고게시겠지만 정말 우리 양평을 위하여 무었을 군민들에 알려주고 깨우쳐 주어야 하는지를 잘 판단해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 죄송합니다!!! 주체 넘게 글을 올려서요 YPN을 사랑하는 한사람으로서의 소견입니다......
양평소리님의 댓글
양평소리 작성일가끔 보면 이 인터넷 신문이 양평의 대체적인 수준을 떨어뜨리고 평균이하의 논조인것은 틀림 없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