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만 희생양 삼나"…양평군수 책임론 커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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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양평군 개발행위 인허가 업무와 관련해 전·현직 공무원 25명에 대한 무더기 징계를 요구하면서 지역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감사원은 지난 6일 공개한 ‘양평군 개발행위허가 등 관련 감사결과 보고서’를 통해 산지 개발행위허가 절차를 악용해 불법 산지 개발에 관여한 개발사업자 19명을 고발하고, 관련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공무원들에 대해 중징계와 경징계를 요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진입도로 대기차로 개수가 조례 기준에 미달함에도 허가를 지시한 전직 A과장에 대해 비위 사실을 인사자료로 통보했고, 개발업자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B팀장에게는 강등을 요구했다.
또 민원이 제기되자 자진 취소를 유도한 뒤 산지복구공사 명목으로 기존 공사를 지속하도록 한 C과장에게는 정직 처분을 요구했다. 이 밖에도 6급 이하 직원 3명에 대한 정직과 20명에 대한 경징계 요구가 뒤따랐다.
군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부 공직자들이 향응과 접대를 받으며 행정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면 이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산지를 훼손하면서까지 불법 개발을 묵인하거나 편의를 제공한 행위는 양평의 자연과 행정 신뢰를 동시에 무너뜨린 중대한 사안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단순히 몇몇 공무원의 일탈로만 규정하고 끝낼 문제인가에 대해서는 보다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실제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비위는 엄벌해야 하지만, 전국 어느 지자체나 관행적으로 처리해 오던 인허가 업무가 장기간 감사원 감사 끝에 대규모 징계로 이어진 것에 허탈감을 느낀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감사 초기 대응 과정에서 군수와 고위 간부들의 리더십 부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감사가 시작되던 당시부터 조직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과 직원 보호 노력이 부족했다는 불만이 내부에서 끊이지 않는다.
결국 상당수 하급 직원들은 오랜 기간 이어진 감사 과정 속에서 극심한 정신적 압박을 견뎌야 했고, 결과적으로 모든 책임이 하급 실무자들에게 집중되는 모양새가 됐다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오랜 감사에 진절머리가 난다”, “다시는 인허가 업무를 맡고 싶지 않다”, “앞으로 누가 적극행정을 하겠느냐”는 자조 섞인 반응까지 나온다. 인허가 업무는 원래부터 민원과 이해관계 충돌이 극심한 분야다.
법과 원칙을 지키려 하면 민원이 폭주하고, 민원인의 편의를 고려하면 특혜 시비와 감사 위험이 따라붙는다. 결국 최일선 공무원들은 늘 회색지대 속에서 판단을 강요받는다.
문제는 이런 고위험 업무를 양평군이 과연 제대로 준비된 시스템 속에서 운영해 왔느냐는 점이다. 군민들 사이에서는 “전문성도 부족한 직원들을 순환보직 형태로 배치해 놓고 최소한의 교육이나 업무 메뉴얼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는 비판이 거세다.
실제로 인허가 업무는 도시계획·건축·산지·환경·토목 등 복합적인 법률과 기술 검토 능력이 요구되는 전문 분야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전임자의 업무 방식을 구두로 전수받는 수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다.
결국 이번 감사 결과는 일부 비위 공직자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양평군 행정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사건으로 봐야 한다. 전문성 없는 인사 운영과 부실한 내부 통제, 부족한 교육 체계, 책임 회피형 조직문화가 복합적으로 얽히며 오늘의 사태를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지역사회 여론 역시 크게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양평군 공직사회가 향응과 접대로 썩을 대로 썩은 것 아니냐”는 강한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감사원의 결과만으로 모든 공직자를 범죄자 취급해서는 안 된다”, “정확한 진상 규명과 함께 억울한 실무자 보호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분명한 것은 하위직 인허가 공직자들 역시 양평의 일꾼이며, 양평의 자산이고, 군민을 위해 일하는 공복이라는 사실이다. 일부 비위 행위는 엄중히 처벌하되, 동시에 왜 현장의 공무원들이 위험한 구조 속에서 방치됐는지 조직 차원의 책임도 반드시 따져야 한다.
지금 양평군에 필요한 것은 희생양 찾기가 아니다. 군정 최고 책임자로서 군수가 군민 앞에 직접 조직 운영 실패와 재발 방지 대책을 설명하고, 인허가 시스템 전반을 원점에서 재정비해야 한다. 전문인력 양성과 장기근무 체계, 실무 메뉴얼 구축, 법률지원 체계, 내부 통제 강화 등 근본적 개혁 없이는 제2, 제3의 사태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무너진 행정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책임 회피가 아니라 구조 개혁과 진정성 있는 반성에서 시작돼야 한다.
/발행인 안병욱
안병욱 (yp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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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홍님의 댓글
박재홍 작성일전진선 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