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초가을 하룻밤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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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혹은 선진사회의 척도는 퍽 다양하다. 딱 하나만 고르라면 아무래도 기부문화의 우열이 아닐까싶다. 약 273조원 ÷ 3억 인구 = 국민 1인당 92만원, 이 수치는 2006년도 미국의 민간기부금 현황을 요약한 것이다. 대테러 전쟁의 치명적 오류를 위시하여 오만가지 해괴한 사건이 연일 벌어지는 미국이 여전히 지구상 최강의 국가로 건재하고 있는 가장 큰 까닭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6년 국민 1인당 기부금은 7만원 정도이다. 17,690 달러와 44,970달러, 미국과의 1인당 국민소득 차이 2.5배 정도를 감안하더라도 13배 남짓한 차이는 많은 뜻을 시사하고 있다. 이래서야 언제 선진국을 따라 잡겠나 탓하다가 스스로 낯을 붉히고 말았다. 아무런 대가 없이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을 위해 쓴 돈을 기억에서 더듬어보니 저절로 그렇게 되었다.
김혜숙 생활개선회장, 과수원을 경영하는 최기원씨, (주)푸른자리, 새마을협의회, 물사랑봉사회, 평통, 그리고 범대위 성금 기탁자... 최근 양평 안팎에서 이웃과의 나눔을 실행한 사람들과 단체들이다. 현금 1억원에서부터 몇 만원까지, 금액은 천차만별이지만 제각각 양평지역사회에 빛과 소금으로서의 역할은 충분하다 할 것이다.
올해 34회 양평군민 대상 수상자는 장재찬 문화원장이다. 수상자의 과거행적을 되짚어보니 양평사람 모두의 축하와 존경이 마땅하다는 생각이 든다. 순전히 나 아닌 사람을 위해 양평지역사회에 쾌척한 돈이 오십억원에 달하는 때문만은 아니며, 매년 8천만원의 장학금으로 양평 후학의 앞날을 환히 밝혀주는 때문만도 아니다. KT 부지를 마련하고 재향군인회관을 건립하고, 새로운 문화회관 건립 종자돈을 희사해서만도 아니다. 초대양평군의회의장 등 여러 단체장을 역임한 때문은 더욱 아니다. 근 30여년 동안 여일하게 지역사회 난제 해결에 앞장 서왔으며,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양평의 귀감이 되어온 이유에서다.
양평의 발전을 소망하지 않는 양평사람이 어디 있으랴. 다만 ‘말(言)’에 공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실천’에 공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명색이 언론인인 필자로서는 초가을 하룻밤은 꼬박 자문해 봐야 할일이다. 생활에 쫓긴다는 변명만으로 계면쩍음을 다 가릴 수 없다 여겨지는 독자제위께도 올해 양평군민대상 수상자를 거울삼은 초가을 하룻밤 사색을 권하고 싶다.
안병욱 (yp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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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사랑으로님의 댓글
사랑으로 작성일바람직한 사회의 변화는 비난과 음해의 사슬에서 벗어나는 길만이 우리 양평을 밝게 만들기의 시작일것입니다.
지난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신 우리 모든 양평군민에게 희망의 바람을 불어넣어주길 기대합니다.
제발 이제는 내편,네편 가르지말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봅시다.
ypn역시 지역언론의 선도지로서 희망의 캠페인,밝은사회의 분위기 조성에 더욱더 앞서 주십시요.
믿습니다!!!!!!!!
비오는 날 어님의 댓글
비오는 날 어 작성일우리나라에서는 수치로 기부금을 집계하기 어려운 많은 조건들이 있는줄로 압니다. 그만큼 기부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부족하다 할 수 있겠지요. 선진국들은 기부에 대한 세금 감면이라던지 어느정도의 인센티브 적용을 받을 수 있을텐데....아직 국내는 특히나 적은 금액 이었을 경우에 그런 것들을 연계 시키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을것입니다. 정치자금을 기부하면 세금감면을 받을 수 있다고 선전을 했던 것 외에는 별다른 홍보를 못 들은것 같습니다. 적은 금액이라도 정확한 집계에 의한 인센티브를 다시 돌려줄 수 있는 사회적 풍토가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적은 금액을 기부하면서 그런 것들을 바랄 수도 없는 것이고...(그건 기부받는 주체가 우선 고려할 일....)그러다 보면 조금씩 큰 돈을 즐거운 맘으로 자기가 원하는 곳에 기부할 수 있는 습관들이 생기겠지요. 물론 전제는 생색이나 자기 이익은 아니어야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