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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가 제일 잘나가 & 개같은 세상 & 트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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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1-07-18 08:32 댓글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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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에 목을 놓아 불러 봤다 찾아를 봤다, 로 시작하는 ‘굳세어라 금순아’ 시대에서 60여년이 흐른 요즘, 2NE1의 ‘내가 제일 잘나가’라는 노래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 쉰 넘은 남자가 좋아하기에는 철딱서니 없어 보이겠지만, 어쨌든 필자의 최신 애청곡이다. 리듬도 생동감이 넘치지만 ‘누가 봐도 내가 좀 죽여주잖아, 둘째가라면 이 몸이 서럽잖아, 넌 뒤를 따라오지만 난 앞만 보고 질주해’ 가 대변하는 이 시대 대한민국 20대의 자신감이 대단히 경쾌해서, 일상에 찌든 필자에게는 대단한 청량감을 선물한다. 노래 속 자신감의 원천이 외모에 국한되어 있는 듯싶어 일말의 우려가 없지 않지만.

최근에 큰 충격을 안겨준 노래가 하나 있다. 올드타임의 ‘돈, 그놈의 돈 때문에’라는 노래인데 가사가 자못 섬짖하다. 한푼 두푼 모으면 잘 산다고 누가 그래, 비정한 사람아 떠나가지마, 한푼 두푼 모으면 잘 산다고 누가 그래, 개같은 세상아 나를 죽여라, 돈 돈, 돈 돈 그놈의 돈 때문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후렴 부분도 파격적이지만 대부분의 가사는 차마 옮겨 적지 못할 만큼 적나라하다. 다만, 기성세대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보통의 힙합 풍 노래가사와는 큰 차이가 난다.

대중음악은 한국전쟁 당시나 지금이나 우리의 삶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내가 제일 잘나가’로 압축되는 패기만만한 젊은 층과 ‘개같은 세상아 나를 죽여라’로 압축되는 의기소침한 젊은 층이 공존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현상은 기성세대도 예외가 아니다. 더욱 염려되는 점은, 지금 대한민국은 ‘내가 제일 잘나가’와 ‘개같은 세상’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고, ‘내가 제일 잘나가’는 점점 더 소수에게 집중되고 ‘개같은 세상’은 점점 더 다수에게 펼쳐지고 있음이다. 어느 시대이건 모든 사람이 공평한 삶을 누릴 수는 없다. 그러나 어느 시대이건 제일의 목표는 차별을 없애고 격차를 좁히는 데에 두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 제일의 목표는 과연 어디를 향하고 있는 것일까.

세상에 태어나서, 세상에 저항하다, 이윽고 세상에 순응하는 게 우리네 삶이다. 우리네 삶의 여정은 즐겨 듣고 즐겨 부르던 노래 속에 간직되어 있다. 어린 시절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동요와 함께 했으며, 청년시절은 사회의 부조리를 헤집는 민중가요에 솔깃했으며, 이제 그럭저럭 하루하루가 별 탈 없이 지탱되기를 바라며 노래방 마이크 앞에 선다.

하아, 힘든 세상, 어디 하나 기댈 데도 없는 이 세상, 너뿐이다 트로트.  -중략- 갈대처럼 휘고 잡초처럼 밟힌 내 인생살이, 술 한 잔에 울고 노래 가락 속에 웃는 내 인생아, 나의 트로트.
- 에픽하이의 ‘트로트’ 에서 발췌-


안병욱 (ypnnews@naver.com)

댓글목록

양평민님의 댓글

양평민 작성일

잘붙어서 내가제일 잘나가 하는넘이

거머리같은님의 댓글

거머리같은 작성일

줄잘서서 출세하고 썩은물에도 노후까지 공생하는 자들땜시 이고장이 이모냥 요꼴이지요

긍정님의 댓글

긍정 작성일

죽어라 출세해서 살겠다던 님들이여
가리지않고 출세하셨으면
더큰출세를 위해 더큰 야욕에 멍드시겠죠?
힘들들테니...
이쯤에서 주위좀 둘러보시고
나이에 맞는 삶.노후에 마음편할 역활찾으심은 어떨런지요.
우리 긍정적으로 생각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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