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애써 새봄의 희망을 챙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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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건너 물가를 잡겠다는 정부의 호언장담도 국민 약 올리는 데 말고는 쓸모가 없다. 떡국 한 그릇만 올려놓고 차례를 지내라는 건지, 육류며 채소며 공산품이며 가격표가 도저히 믿고 싶지 않은 지경으로 치솟았다. 비싸니 덜 사고, 덜 사니 덜 팔려 소비자고 생산자고 판매자고 시름이 앞선다. 모두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어쩔 것인가. 애써 마음을 추스르며,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정성껏 설 준비를 하는 국민에게 정부는 다시 한 번 약을 올린다. 전기세 싼 게 전력 낭비의 원인이므로 전기료를 인상하겠단다. 기름 값이 너무 비싸 전열기로 대신하는 국민의 사정을 알면서 하는 소리인지 귀가 의심스러울 뿐이다.
궂은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어서 이렇게 저렇게 꾸려가는 게 일반적인 삶이다. 3일이 추우면 4일은 좀 따듯해서 움츠려든 심신이 다시 활력을 찾곤 했던 게 일반적인 겨우살이였는데 올겨울은 내리닫이 혹한이다. 좋은 일은 드물고 나쁜 일만 겹치는 시절에 날씨마저 이러니, 자고나면 주름살 하나 더 느는 기분으로 살아가는 게 우리 대부분의 심정이다. 소말리아 해적 소탕하는 특공대에 환호를 보내다, 일본을 상대로 3명이서 나란히 페널티 킥을 실축하는 장면에서 맥이 빠져버린 것도 매일반일 터이고.
그래도 겨울이 끝나가긴 끝나가는 모양이다. 설연휴를 기점으로 평년기온을 되찾아가고 2,3차례 짧은 추위만 지나면 서서히 봄이 시작될 거라는 게 기상청의 전망이다. 농수산부가 아무리 무기력해도 기온이 오르면 구제역도 당연히 물러갈 것이고, 한파로 인한 수급체계의 일시적 혼란이 해소되면 물가도 어느 정도 진정이 될 것이다. 경제지표도 점차 좋아지고 있으니 다가오는 새봄이야 올 겨울처럼 힘들까. 대한민국 정부가 아무리 무심해도 설 민심까지 외면할 수는 없겠지. 이토록 혹독한 겨울을 보냈으니 분명 좋은 일이 있겠지.
겨울이 끝나가는 지금 애써 새봄의 희망을 챙기는 까닭이다.
안병욱 (yp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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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입춘이 되어도 가슴시리다님의 댓글
입춘이 되어도 가슴시리다 작성일가슴을 자극시키는 칼럼 감사드립니다. 구제역 물가파동등등 어떤것에도 원인이 있을텐데...국민을 기만하는 정부의 행태가 갈수록 우려됩니다. 국민수준을 아주 개똥으로 알고 있는 정부....자꾸만 그런 정치에 기만당한다는 생각에.....하자 있는 사람들이 행하는 모략과 계략에 정말 짜증납니다...모처럼 이런 글로 위로 받습니다.
작은여인님의 댓글
작은여인 작성일반갑고 보고픈 얼굴들을 그리워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엔 부담이 자리를 잡는다. 구제역탓으로 돌리는 정부는 고향에 가는것을 규제하는것이 왠지 씁쓸함을 전해준다. 경제를 책임진다면서 국민에게 호언장담하던 정부... 물가는 오를대로 올라 나물하나 사려고 해도 이리저리 시장조사를 하며 바구니에 넣기가 망설여진다. 갑자기 한나라당이 개헌 의총을 서두르고 얼마전 MB까지 나섰다. 이번 명절의 화제꺼리라도 되게하기위해선가? 원포인트 개헌을 주장하다가 지금와선 급하게 전반적으로 다고치자고 하자는데 의구심을 갖게한다. 그간쌓인 레임덕(권력누수)에 판을 바꾸려 하는 심산이 아닐까? 올 한해 기대해 본다. 수준높은 국민들의 평가를
뱃사공님의 댓글
뱃사공 작성일늘 정곡을 찌르는 글로 저 마음을 대신 해 주어 감사드립니다.
갈수록 팍팍한 삶이 언제 쯤 나아질까 걱정이 되며 이 추운 겨울 애지중지 키우던 가축들을 눈물로 떠나보낸 축산농가들을 위해 따뜻한 떡국 한 그릇이라도 드리고 싶은 심정인데, 고작 정부당국자들이 한다는 것이 축산농가의 모럴헤저드 어쩌고 하는 것을 보고 기가 차는군요
늘 건강하시고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두리봉님의 댓글
두리봉 작성일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써 놓은 속이 후련한 내용의 글 이로군요...
새해 복 많이 받고 건강하길 바라며,
앞으로도 종종 이런 좋은 컬럼 많이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