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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워낭소리와 구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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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0-12-27 11:46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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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9일 올 들어 3번째 구제역이 안동에서 발생했다. 한 달 남짓한 27일 현재 43만 마리의 가축이 살처분되거나 곧 살처분될 예정이다. 이곳 양평만은 비껴가기를 바라온 군민 모두의 희망도 물거품이 돼버렸다. 양평에서도 26일 의심신고가 접수되고 27일 양성판정으로 42두가 살처분을 받고 말았으니, 소와 돼지 9만여 두를 사육하는 관내 축산농가 1,300가구의 심정은 오죽할까.

1897년 구제역의 원인이 바이러스에 인한 것임이 밝혀졌고, 1934년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대책이 없다. 최후의 보루인 백신마저 완전한 차단을 보장하지 못한다. 한 마디로 속수무책이며 불가항력인 것이다. 소독약이 얼어붙는 한파 속에서 축산인, 공무원, 경찰, 군인, 민간단체까지 숱한 사람들이 전력투구하고 있지만, 언제 멈출 지 얼마나 더 확산이 될 지 언제 재발할 지 아무도 가늠할 수 없으니 참으로 속이 타는 일이다.

‘내가 아는 것은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2,400년 전 소크라테스가 말했다.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신기술과 신제품이 인간의 능력은 무한한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지만, 자연의 재앙이 닥쳐오면 인간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처절하게 깨닫게 된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알 수 있는 것보다 알 수 없는 것이 훨씬 많을 수밖에 없는 자연의 섭리 앞에 다시 한 번 무릎을 꿇게 되는 것이다.

‘워낭소리’라는 독립영화가 관람객 100만명에 육박하는 공전의 기록을 남겼다. 인간에게 가축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다시 일깨우는 힘이 그만큼 컸다는 얘기일 것이다. 구제역으로 판명이 되면 반경 500미터 내의 두 굽 가축은 모두 살처분된다. 학살과 다름없는 살생이 끔찍하고, 자식처럼 키워온 가축의 떼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축산인의 비통함이 가슴을 친다. 시세 100퍼센트의 보상을 비롯한 여러 사후조치가 있지만, 경제적인 손실에는 크게 모자라고 심리적인 충격은 해당 축산인이 홀로 짊어져야 하니 더욱 안타깝다.

자연의 재앙 앞에 피해자와 방관자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확산과 재발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국민과 군민은 인간과는 무관한 구제역을 빌미로 축산물 소비에 위축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피해농가는 하루바삐 상심을 털고 재기의 발판을 다져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양평이 구제역에 침공을 당한 2010년 12월 27일, 이렇듯 당연한 소리를 늘어놓을 수밖에 없어 참담할 뿐이다.

안병욱 (yp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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