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퍼센트의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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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디자인 에이전시 회사인 포크(poke)가 운영하는 ‘글로벌 리치 리스트 : www.globalrichlist.com’라는 인터넷 사이트가 있다. 자신의 수입이 세계 수준에서 보면 어느 정도인지 쉽게 검색할 수 있는데 기분전환에 적잖이 도움이 된다. 이 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부자 10%에 들기 위한 연간 수입은 2,380만원(2만7천달러)이다. 일 년에 80만원만 벌어도 세계인구 60억 중 상위 절반에 속한다. 연 수입이 1천만원이면 상위 14%, 3천만원이면 상위 5%, 4,450만원이 넘는다면 상위 1%, 1억원이면 상위 0.59%에 해당된다.
내친 김에 통계숫자를 조금 더 빌려 위안을 삼아보자. 세계인의 50%는 여전히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고, 30%는 영양실조 상태에 놓여 있다. 40%는 거주지에 화장실이 없으며, 31%는 주거지가 없거나 거의 움막 수준이다. 31%는 전기를 사용할 수 없고, 18%는 문맹이며, 15%는 비위생적인 물을 상용하고 있다. 인터넷 이용자는 전 세계인구의 16%, 모바일은 불과 12%가 누리는 문명의 혜택이다. 뿐인가. 하루 1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인구는 19%, 하루 2달러 이하는 49%에 이른다. 통계숫자가 말해주듯이, 현재 인류는 2/3가 빈곤 상태에 놓여 있고 인류의 절반은 절대빈곤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당장 발 등의 불이 하나 둘이 아닌데 이딴 숫자놀이가 무슨 도움이 될까마는 상대적 빈곤감은 털어낼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네 싶다. 지지리 운도 없다고 자탄하는 것보다야 그래도 운이 좋은 편임을 자신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 물론 억지춘향 격으로 마음을 달래는 씁쓸함과 서민의 민생고와는 담을 쌓은 정치판을 그저 지켜봐야하는 무력감은 어쩔 수 없겠지만.
아래를 봐야 살지, 위를 보면 못산다. 흔히 듣고 또 흔히 하는 금언이다. 목표는 위를 향하고 마음가짐은 아래에 두면 딱 좋겠는데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그러니 어쩌겠는가. 앞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모자라는 생활비는 설거지 한번 더하고 청소기 한번 더 돌리는 것으로 때우면서 좋은 시절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침울한 2010년 세밑에 즈음하여, 전 세계 소득순위상 부유층에 속하는 우리 모두의 건승을 기원하며, 어쭙잖은 설교 풍으로 흐른 필자의 이번 칼럼을 너그러이 이해하여 주시길 독자제위께 미리 부탁한다. 입만 열면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는, 대한민국과 양평의 지도층 인사들께도 건승을 기원하며, 부디 내년에는 공허한 장담일랑 뒀다 선거철에나 쓰고 국민과 군민들이 먹고사는데 유익한 일부터 서둘러 실천해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
안병욱 (yp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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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쉬어가는곳...님의 댓글
쉬어가는곳... 작성일이칼럼을 읽어보니,,,
한해를 마무리 하는데 보탬이 될것 같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