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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군수의 ‘횡포’를 활용해서 우유를 치즈로 만드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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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2-04-29 18:16 댓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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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즈베키스탄 공무원들은 월급의 일부를 병아리 열 마리로 받았다. 가금류, 계란 등의 생산촉진을 위한 방편이라는 건 그 나라 정부입장이고, 뜬금없이 병아리 세례를 받은 그 나라 공무원들은 졸지에 병아리 감별사가 된 기분이 아니었을까.

게다가 축산장려를 위해 다음 기회에는 암소를 월급대신 지급할 예정이라니, 먼 나라 월급쟁이 얘기지만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병아리 잘 키워서 달걀도 쑥쑥 낳고 암소 잘 키워서 우유도 콸콸 쏟아지면, 돈도 벌고 국가생산성도 높아지니 일석이조 아니냐는 계산은 순전히 국가권력의 횡포다. 병아리 키울 재간도 환경도 마땅치 않은  입장이라면 당연히 ‘암소는 누가 키우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법하다.

원칙적으로 말하자면, 양평군 공무원 일동의 ‘온누리 상품권’ 2억원 구매는 순전히 양평군수의 ‘횡포’다. 전통시장을 위시한 지역경제 부양을 위해서라는 목적이 아무리 좋다 손치더라도, 현금보다 나은 월급은 잘 나가는 기업체의 ‘스톡옵션’ 뿐임을 외면한 처사다. 어차피 살 생필품값 미리 낸 게 뭐 그리 불편한 일이냐, 혹은 지역경제가 어려운데 공무원이라면 그 정도의 선의는 당연한 거 아니냐, 는 건 순전히 군민의 입장이다.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공무원의 기질 탓에 조용해보이지만 ‘공무원이 호구냐, 혹은 공무원은 봉이냐’하는 볼멘소리가 나올 법하다. 이번에는 비교적 소액이지만 향후 ‘온누리 상품권’ 구매할당금액이 더 커질 소지도 다분하니 더욱 입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요즘 김선교 군수는 마이크 앞에만 서면 지역경제활성화를 부르짖고 있으니 말이다.
 
양평상권이 아무리 초라해보여도 2억원은 그야말로 껌값이다. 2억원 나누기 상점수 곱하기 평균이익률을 두들겨보면 껌 한통값은 모자라고 낱개 껌값은 넘는 정도다. 그렇다보니 군청안팎의 의미부여나 관심이 시들하다. 공무원 입장에선 지역경제에 별 도움도 안 되면서 월급만 떼이는 기분이고, 상인 입장에선 그걸 누구 코에 갖다 붙이냐는 기분이기 십상이다. 그러나 지역상권에서의 소비촉진은 지역경제활성화의 일순위임을 상기해야 하고, 비록 반강제적이지만 군청조직 전원이 행동에 나선 것을 계기로 지역사회 전반의 동참이 뒤따라야 한다.

‘국산품 애용’은 이미 흘러간 옛노래다. 애향심만으로 지역상권을 고집할 수는 없다. 서푼 이득을 위해 천릿길을 나서는 상인들처럼 서푼 절감을 위해 백릿길 전철을 마다할 수 없는 게 요즘 소비자 현실이다. 멀리 가는 것보다 나은 품질과 가격, 최소한 멀리 가지 않아도 동일한 품질과 가격이 보장되는 게 지역상권의 첫번째 목표가 되어야 한다. 

우선 ‘온누리 상품권’의 가치를 높이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지역상권에서는 가능한 할인율을 높여야 할 것이며, 현금손님보다 더 반갑게 맞아줘야 한다. ‘온누리 상품권’을 지역사회 전반, 관공서며 금융기관이며 민간업체에서 임금의 일부대신 지급해도 수령자가 고마워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소비자가 양평관내 어디에서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가맹점 확대에 주력하고, 지역상권이 과감하게 물가안정에 나설 수 있는 지원책을 강구하고, ‘횡포’를 부려서라도 지역경제를 살려야 할 의무는 물론 양평군의 몫이다. 이왕에 부리는 ‘횡포’, 수억 수십 수백억 단위의 양평사업을 수주하는 기업체에게 ‘온누리 상품권’을 일정부분 강제할당하는 ‘횡포’를 속이 시원하게 저지르면 더욱 좋고.

인터넷 쇼핑 역시 지역경제의 강적이다. 지역상인들은 인터넷쇼핑몰에 빼앗긴 고객이 서운하다. 특히 소상인들은, 상품가격만 따져 인터넷으로 물품을 구입하는 양평군을 비롯한 공공기관에 서운하다. 공직자의 본분을 예산절감에 둘 것인지 지역경제에 둘 것인지 애매해서 입 밖에 내놓지 못하는 서운함이다. 이 또한 적절한 예산집행지침이 필요한 부분이지 싶다.
 
고임금과 고임대료는 전국공통의 문제니 예외로 치더라도 근원적인 문제점이 남는다. 기본적인 인구 즉 소비자 머릿수가 크게 모자라니, 100개 팔아서 얻을 이문을 80개 팔아서 얻어야만 존속할 수 있는 지역상권의 현실은 적정수준의 지역인구증가 이전까지는 타개하기 어렵다. 어렵다고 두 손 놓고 있으면 더 어려워질 게 빤하다.

‘우유 통에 빠진 생쥐가 죽기살기로 버둥거렸더니 우유가 치즈가 되어서 익사하지 않고 탈출할 수 있었다’는 어느 외국영화의 한 대목은 지금 양평에 딱 맞아떨어지는 소리가 아닐는지.

안병욱 (ypnnews@naver.com)

댓글목록

용문님의 댓글

용문 작성일

온누리 상품권이 중요한게 아니고 제품의 질과 가격을 소비자에게 만족 시키면 가서 사지말라고 해도 사요 군수님 !!!
경제 논리의 기본적인 것을 생각하세요....
답답합니다......
어느 것이 정말 지역경제 활성화인지 모르겠네요 아주 단순한 것을 유능하신 군수님이 모르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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