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부대, 청와대 앞에서 군청 앞으로 > YPN뉴스

양평의 굵직한 행사가 모조리 취소됐다. 물론 ‘코로나19’ 탓이다. 며칠 전 구리까지 닥친 바이러스 때문에 지역사회의 긴장감이 훌쩍 높아졌다. 이 대목에 느닷없이 전광훈목사와 김문수 전지사가 양평군청 앞에 등장했다. 얼추 500명은 되어 보이는 태극기부대를 이끌고.

대통령 하야 주장이 그들 입장에선 당연하고, 또 동조하는 군민들도 없지 않을 터이다. 그런 사람들끼리 모여 목소리 높이는 자체야 누가 뭐라 그러겠는가. 열렬히 지지하든, 귓등으로 흘러 듣든 그 또한 자유이듯.

그러나 하필이면 왜 지금 여기 양평에 떼로 모여 침 튀기며 열변을 토하고 함성을 지르며 난리인가. 집밖 나가기가 꺼려지고, 그 불편한 마스크를 매일 갈아 끼우며 사는 양평군민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모인 사람 중에 코로나19 오염지역에서 온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

‘문재인이 물러가라’ 외치는 이들이 주장하는 궁극적 목표는 대회명칭 ‘애국 국민대회’에 잘 나타나 있듯이 국가와 나라를 위함이다. 전염병 퍼뜨릴 위험 속에서 부르짖는 애국 애민이 잘도 씨가 먹힐까, 하는 의문이나 우려 따위는 개나 물어가라는 식이라서 문제지.

이번 집회 보도가 나가고 난 다음 만나는 사람마다 한 마디씩 거든다. ‘문재인이’ 욕해서 속이 시원하다는 사람도 없지 않지만, 지금 이 시국에 미친 거 아니냐, 는 반응이 대다수다.

비판에도 최소한의 품격이 있고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 아직은 다른 나라에 비해 모범적이라 할 만큼 잘 방비하고 있는 전염병 대책을 면전에 두고 무능정부라고 아무리 우겨도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 ‘문재인이’가 아무리 꼴 보기 싫어도 애먼 동네에 전염병 퍼지든 말든 무개념인 작자들만큼은 아니다.

나라가 어쩌니 저쩌니 떠들어도 그들이 현직 대통령을 두고 공공장소에서 마이크 붙들고 이놈 저놈 거려도 멀쩡할 만큼 대한민국은 발전해 가고 있다. 요지부동 혹은 퇴보하는 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는 애당초 죽 쒀먹은 일부 고집불통 세력뿐이다. 이 엄연한 사실을 모르거나 혹은 인정하지 않는 세력도 그들뿐이다.

상식과 이성을 잃은 반정부집회는 건전한 보수, 건전한 비판을 갉아먹는 해충과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