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백안리에 울리는 연평도 포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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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수록 어이없고 울분이 솟는다. 명색이 국가인데, 할아버지에서 아들로 아들에서 손자로 통치권이 대물림되고, 그 권력이양의 술수 가운데 하나가 민간인 거주지역에 수백발의 포탄이라니. 북녘 수해 소식에 가슴조리고 식량난에 허덕이는 참상에 마음 아파했던 일들이 참으로 쓰잘데 없는 짓이 되고 말았다. 뼈만 남은 탁아소 아이들 입에 들어갔어야 할 우리의 쌀이 땅굴 속에서 대포 꺼내는 인민군 팔뚝의 힘을 길렀으니 이보다 더 심한 농락이 또 있을까.
정부와 정치권의 후속대응이라도 믿음직하면 좋으련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도 서툰 버릇은 여전해 보여 실망과 불안은 좀체 가시지 않는다. 여권은 과거 정권의 ‘햇볕 정책’을 탓하느라 바쁘고, 야권은 현 정권의 대북정책을 탓하느라 바쁘다. 국방부 요직은 육군 출신이 대다수라 해병대 쪽 예산은 뒷전이었으며, 적의 대포 1천문 앞에 고장 난 자주포에 늦장 레이더가 진치고 있었음이 밝혀져도 지금은 비판할 때가 아니라 힘을 모을 때라니 국민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게 속편할 뿐이다. ‘단호하게 대처하되 확전은 피하라’는 대통령의 지침을 두고도 입방아가 요란하다. ‘단호하게 대처하고 확전을 불사하라’는 지침이었다면 더욱 침을 튀겼을 입방아들이.
정부와 정치권을 손가락질하는 한편으로 내게 그럴 자격이 있나 자문하게 된다. 6.25의 교훈을 퀘퀘묵은 옛얘기 비슷하게 여겨온 것도 심히 켕기고, 국방예산의 비중을 좀 줄여 건설적인 분야로 돌리는 게 낫지않나 여겼던 안이한 소견도 쑥스럽고, 내 자식은 좀 편안한 보직으로 군대생활 때웠으면 했던 바람도 낯 뜨겁다. 6.25를 제대로 겪어보지 않은 세대는 거의 필자와 비슷한 감회가 드는 요즈음이 아닐까 싶다.
지금은 국가적 위기상황이다. 그 위기상황이 언제 종료될지 기약이 없으니 더욱 심각하다. 국가적 위기상황이니 국가가 알아서 하겠지, 따위의 농담으로 눙칠 때가 아니다. 당장 이곳 양평까지 번질 사태는 아니라 하더라도 종잡을 수 없는 북한의 작태를 염두에 둔다면 최소한의 대비가 필요하다. 가령, 지하에 구조물을 만들어 평소에는 농작물 저장시설로 사용하고 비상시에는 대피소로 사용하는 방안이라든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일정 분량의 비상식량을 상시 보관하는 방안이라든가, 요식행위만 남은 현재의 민방위 교육을 좀 더 지역실정에 맞는 비상시 대처교육으로 확대하는 방안이라든가, 아무튼 양평 스스로의 ‘유비무환’이 필요하다.
필자의 이러한 견해를 기우에 불과하다 여길 독자가 많을 것이고 필자 역시 기우에 불과하기를 바라지만 앞날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 않은가. 게다가 여태 겪어왔다시피, 중앙정부의 섬세한 보살핌은 이곳 양평까지 도달하는 경우가 아주 드무니까 말이다. 드문 행운에 내 아이 내 가족의 안녕을 전부 내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안병욱 (yp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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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긍정적사고님의 댓글
긍정적사고 작성일구구절절히 옳은 말이다.
모든것이 기우였으면 하지만 현실은 냉혹한것이다.
문제는 연평도 보다는 지리적 여건상 후방일지는 몰라도
적의 화력이나 종잡을 수 없는 재래식 무기체계를보면
방심은 금물인것이다.
특히 적군보다 더 무서운것은 우리주변에서 암약하는 이적단체와
불순세력들이라 할수있다.
영화관도 청소년들이 관람가능한 등급이 있듯이 학교에서도
청소년들에게 해야할말과 해서는 안될말이 있는것이다.
지도교사들의 개인적 이념이나 사상을 청소년들에게 전파하는 행위는
건전한 정신을 요하는 청소년들을 더욱 혼란스럽게하며 급기야 사회와
국가를 부정하는 요인이된다고 본다.
위의 컬럼은 사회와 우리모두에게 시사하는바가 크다.
우리고장의 여론주도층을 비롯한 지도자들은 청소년들이 건전한 사고로
나라를 위하는 애국심을 가질 수 있도록 옳바르게 지도해야 할 것이다.
ㅡㅡㅡ님의 댓글
ㅡㅡㅡ 작성일사진이 상단부 정면에 있는 이유는 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