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양사랑 3인방, 2급 서훈 이후 한자리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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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양 여운형 선생(1886∼1947)의 건국훈장 2등급 서훈에 ‘절반의 기쁨’ 앞에 그간 서훈과정에 노년의 모든 것을 바친 ‘3인방’ 이 몽양 선생 생가터 앞에 마주섰다. 24일 오전 9시40분께 생가터와 기념비가 세워져 있는 양평군 양서면 신원리 묘곡마을. 겨울 늦추위가 스산하게 옷깃을 파고드는 남한강 인근 골짜기에는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 부회장 이기형(88·원로시인·용인시 보정리)옹과 양평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 장철균 회장(71·양평군 양평읍), 몽양의 7촌 조카이자 생가 인근에서 살고 있는 여학구씨(74)가 한 자리에 모였다. 몽양의 서훈이 결정된 후 처음으로 생가터를 찾았지만 1급이 아닌 2등급 서훈을 놓고 기념사업회 내부에서 조차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이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몽양 선생이 청년시절 국가적 과업 수행차 서울로 근거지를 옮긴 후 한국전쟁 폭격으로 소멸될 당시까지 몽양 선생의 생가터(300여평)에서 살았다는 여학구씨는 집터의 흔적으로 유일하게 남은 기념비 인근의 댓돌 하나와 집터를 수백년 동안 내려다보며 늘 푸른색으로 집터의 수호신처럼 우뚝 서 있는 향나무를 가리키며 몽양 선생의 흔적과 지조를 상기했다. 또 교직에 몸담았던 자신이 평교사로밖에 오를 수 없었던 ‘좌익내력’ 이라는 덫칠 된 굴레에 깊은 회한이 교차된 표정이었다. 1984년 ‘몽양 여운형 평전(실천문학사)’ 을 펴낸 이기형 옹은 지난 2002년 기념비 건립 이후 3년만에 생가터를 찾았다. 이 옹은 몽양 선생의 사상적 제자로서 가장 가까이에서 몽양의 사상과 항일 독립의지를 엿본 당시를 증언해 줄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 사람으로 서훈의 기쁨보다는 아직도 이념적 편견에서 자유로워지지 못하는 현실에 더 없는 애증을 털어놨다. 이 옹은 몽양을 “이순신 이후 우리 민족 최고의 성웅” 이라며 “몽양 선생은 당시 이승만정권과 군사정권에서 ‘빨갱이’로 왜곡했기 때문” 이라고 단언했다. 이 옹은 1938년 반일독립사상에 눈을 뜰 당시 몽양 선생의 항일독립정신에 감복을 받은 뒤부터 몽양 선생이 피살될 때까지 10년동안 사상적 가르침을 받으며, 몽양 선생의 행적을 증언할 몇 남지않은 인물이다. 이 옹은 “몽양 선생이 경기도에서 최초의 서민 교회이자 학교인 광동학교를 설립 할만큼 기독교의 박애정신과 신분제도의 개선을 늘 염두에 뒀다” 며 “어릴때부터 양반신분으로서 평소 자신을 잘 따르던 평민의 시신운구 손수 매거나 아버지 사망후 집안의 노비문서를 불태우고 늘 종의 자녀들에게 돈을 나눠줬을 정도” 라고 말했다. 신분제도가 남아있는 당시에는 큰일 날만큼 파격적이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해방정국 당시 외국이 아닌 국내에서 항일독립운동에 나섰다는 것만으로도 ‘김구’ 선생의 업적과는 다르다” 며 “좌 · 우익과 공산주의, 민족주의 등을 모두 초월한 우뚝 솟은 인물” 임을 강조했다. 또 “해방전 일본이 몽양선생을 포섭하기 위해 초청한 때도 목숨을 걸고 일본에서 독립운동과 강연에 나서 일본 인들도 몽양을 추앙하자 당시 일본국회에서는 ‘몽양국회’ 라 할 정도로 몽양을 방치한 책임을 일본국회 차원에서 문책하는 등 국회를 뒤흔든 적도 있다” 며 “이는 오히려 국내 우익에 의해 친일행각으로 매도되기도 했다” 고 전했다. 몽양선생의 출생지에서 몽양선생의 독립유공 등 명예회복을 위해 가장 왕성한 활동에 나선 인물은 장철균 양평몽양기념사업회 회장을 손뽑는다. 지난 2000년부터 4년동안 양평에서 첫 추모강연회를 주도하고 기념비 건립, 여철언 추모사업회 회장과 함께 양평군민 8천여명과 국내외 지도자급인사 2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현재의 독립유공자 서훈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한 인물이다. 장 회장은 “수많은 세월동안 여운형이라는 이름은 대놓고 비판하기에는 그 업적이 너무 뚜렷하나 찬양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용기가 필요한, 그래서 아예 거론조차 않는게 상책으로 인식돼 왔던 게 사실” 이라며 “반쪽의 성공이지만 이념의 굴레를 벗고 늦게나마 풀게 된 명예는 왜곡된 근대사 정립에 큰 물꼬가 될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그러나 당초 1급서훈으로 거론되는 것과는 달리 2등급 서훈이라는 미완의 숙제로 남은 아쉬움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는 모습이다. 장 회장과 함께 ‘양평기념사업회’를 이끌고 있는 김강윤(47) 양평군 문화정책연구관은 “서훈 등급에 대한 아쉬움을 접고 그간 몽양 선생을 모시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은 양평 지역사회의 향토사와 인물복원 노력이 대한민국 역사 정립의 기틀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싶다” 며 “생가복원 등 앞으로 많은 사업에 전념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조한민기자
YPN뉴스 (yp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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