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장독 속 시간의 맛, 지평에서 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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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5-04-22 16:53 댓글 0본문
지평농협(조합장 이종수)의 '행복한 우리집 정월 장(醬) 담그기' 행사가 해를 거듭하며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
지난 2001년 시작돼 올해로 24회를 맞게 된 지평농협 장담그기 행사는 단순한 전통장 만들기 체험을 넘어 전통음식 맛보기와 윷놀이, 투호놀이 등 전통체험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농촌체험 행사로 자리를 잡고 있다.
전통장을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이 건강에 좋고 믿을 수 있다는 입소문과 전통장이 슬로우 푸드로 널리 알려지면서 장을 담가 먹는 가정이 늘고 있지만 아파트 형태로 변모한 현대사회에서는 사실상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특히 100% 국내산 콩과 천일염을 이용해 직접 장을 담그고, 항아리 속에서 자연의 숙성 과정을 거쳐 소비자의 입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도시에서 상상조차 힘든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곳이 바로 지평농협 장류가공센터다.
지평농협 전통장 담그기는 2월과 3월 사이에 장을 담그고, 4월과 5월 사이 된장과 간장을 분리 한 후 11월 경 다시 찾아 잘 숙성된 된장과 간장을 집으로 가져가거나 택배로 받을 수 있다.
장 담그기는 준비된 메주 4장을 받아 미리 소독해 놓은 항아리 속에 넣고 2년간 숙성된 간수를 붓는다. 단맛을 내는 대추와 매운맛의 고추를 넣고, 달궈진 참숯을 넣어 소독한 이후 항아리 둘레에 새끼줄로 금줄을 치고 자신의 이름표를 달면 끝.
장 가르기는 장을 담근 이후 60일이 지난 후 이곳을 다시 찾아 된장과 간장으로 장을 분류하는 과정으로 우선 메주를 꺼내 으깨고, 메주가루를 적당히 버무려 다시 장독에 넣어두면 끝.
이렇게 담근 전통장은 5인 기준 한 가족이 1년 동안 충분히 먹을 수 있는 된장 14kg과 간장 3.6리터가 된다.
'전통장을 직접 만들어 본 경험이 없는 사람은 있어도 한번 만들어 본 이후 다시 찾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 이곳을 찾은 대다수 참여자들의 반응이다.
3년째 장 담그기에 참여하고 있다는 주부(69. 남가좌동) 김 모씨는 "친구를 따라 몇번 참여하다 보니 이제는 전통장의 깊은 맛에 빠지게 됐다"며 "맛과 정성은 물론 시골의 정취에 매료돼 1년에 3번 찾는 곳이 지평면이 됐다"고 호평했다.
제천과 수원, 서울에 사는 친구와 함께 찾았다는 60대 주부도 "우리 콩으로 직접 만들어 먹으니 맛과 영양 모두 만점이 아니겠느냐"며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숙성된 된장을 찌개와 나물 무침으로 먹다 보니 건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둔촌동에서 이사와 용문에 거주하고 있다는 60대 주부 이 모씨는 "정성이 듬뿍 들어가 있는 장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지금껏 상상조차 못했다"며 "전통장을 만날 수 있도록 안내해 준 지평농협 직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전 예약을 통해 진행되는 지평농협 전통장 담그기 행사에는 서울 양재하나로마트 회원과 대한어머니회 회원, 송파, 도봉, 서하남, 남양주, 진건, 안산, 이천농협 등 단체 참가자와 개별 참가자 등 올해 7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이 호평이 이어지면서 매출도 성장 중이고, 계약재배를 통한 농가 소득도 증대되고 있다. 연간 100톤이 사용되는 콩은 지평면에서 40%, 양동면에서 60%가 공급 중이고, 고추가루 수급을 위해 1만 모종이 지평면에 공급된 상태다.
지난 2022년 콩 600말(1말 18만원 기준)에서 2023년 700말, 2024년 750말, 올해 800말로 증가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지난 2022년 21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23년 24억 원, 2024년 27억 원, 올해 30억 원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이종수 조합장은 "종자 선택부터 친환경 재배와 수매 과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농협이 책임지고 있어 안전하다는 믿음과 신뢰가 쌓여 성장의 기울기를 키워가고 있다"며 "정갈한 맛을 제공하는데서 한발 더 나아가 농민을 살리고 국민 건강을 지키는 지평농협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평농협 된장은 순창 고추장과 영월 간강, 서귀포 감귤소금, 예천 참기름, 태안 들기름과 함께 2023년 대통령실 추석 공식 선물로 선정된 바 있다. 또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될 만큼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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