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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내것은 내것, 네것도 잘하면 내것, 작당만하면 몽땅 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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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1-05-23 00:54 댓글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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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는 어느 노부부는 시멘트 포장 잘된 농로를 30분 정도 걸어가서 농사짓는다. 멀쩡한 경운기 놔두고, 비료포대며 농기구며 수확물을 이고 지고 들고 업고 생고생을 하며 농사짓는다. 새로 이사 온 양반이 농로 입구에 집채 만한 조경석 하나 얹어 둔 탓이다. 측량 결과에 따르면 증조부 때부터 오가던 그놈의 농로 초입, 넓기라도 하면 덜 억울할 텐데 딸랑 10평 남짓이 새 이웃의 소유다. 적적한 마을에, 번듯한 집 짓고 이사 온다 해서 반갑게 맞았던 새 이웃은, 조경석 좀 약간 옮겨주십사 점잖게 부탁하러 갔던 자리에서 딸랑 10평 남짓 땅값으로 억만금을 부르더란다. 서로 멱살 틀어쥐는 걸로 파토가 난 뒤부터는, 오가며 집채 만한 정원석에 퉤 침 뱉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단다.

내 아는 어느 중년부부는 50m 남짓한 진입로 확보하느라 택지 구입비의 3분의 1을 더 쓰고도,  두툼한 돈봉투를 양주 한 병 얹어 헌납했다. 땅주인도 아니면서 도통 비켜줄 생각도 일언반구 대꾸도 않던 비닐하우스 주인은 그제야 철거비를 주면 비켜주마 입을 열었단다. 무슨 놈의 철거비가 짓는 돈과 맞먹는지 따져 묻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폰뱅킹으로 송금할 밖에는. 그런데 1년이 다 되어가는 여태까지도 그놈의 비닐하우스는 요지부동이란다. 이번 농작물 출하한 다음, 요번 농산물만 거둔 뒤, 올 겨울만 난 후에, 당신네 택지조성 마칠 때까지만으로 요리조리 미루더니 요즘에는 대토 마련할 때까지만 기다려달란다.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텃밭 가꾸며 유유자적 살려던 중년부부는 얼른 되팔고 다시 서울 가서 살 생각이란다.

저기 양서면 목왕리 어느 기도원은 나라 땅과 남의 땅에 보란 듯이 돌대문을 세워 동네 길을 막았다. 믿는 빽이 막강해서 법이고 상식이고 두려울 게 없는지, 오가는 사람 일일이 심문한 다음에야 출입을 허락한단다. 생전 그쪽에 갈일이 없는 사람도 울화통 터지게 만드는 심보는 대관절 얼마나 심신을 단련해야 가능한 경지인지 몸살 나게 궁금하다. 남이야 멀쩡한 경운기 놔두고 늘그막에 이고 지고 업고 들고 농사짓느라 허리가 휘거나 말거나, 남이야 평생의 꿈인 전원주택 한 칸 마련하려 전재산 털어 넣거나 말거나, 남이야 동네 길도 마음대로 오가지 못하거나 말거나, 제 잇속만 배 터지게 챙기려드는 인간들이 지뢰처럼 널려 있으니 참 삭막한 세상이다.

참 삭막한 세상을 아예 지옥으로 만드는 인간들도 종종 등장한다. 높다란 빌딩에 저축은행 간판 걸어 놓고, 수많은 사람들의 먹을 거 안 먹고 모은 돈, 평생 행상해서 부어온 적금, 온갖 수모 끝에 받아낸 퇴직금을 갈퀴로 긁어모아, 소위 명품 자동차 일곱 대를 헌 신발짝처럼 처박아놓고, 100억원이 넘는 음향기기를 고철처럼 창고에 썩혀두고, 국보 수십 점을 백화점 카탈로그처럼 개인소유하면서 물경 7조원을 도륙질해온 과정이 참으로 한 폭의 지옥도(地獄圖)이다. 탐욕에 눈먼 인간이 던져 주는 뭉칫돈에 입만 열면 국가와 국민을 내세우던 정치인이며 고위공직자들이 개떼처럼 몰려든 모습도, 선량한 국민이 수없이 지옥에 빠질 게 빤한 범죄를 적발하고도 정치인의 압력에 고위공직자의 전관예우에 로비스트의 뇌물에 입 다물고 귀 막고 눈 감은 대한민국 공직자의 철면피도, 혈세 걷어 부실기업 구제는 발 벗고 나서면서 금융사고 피해자에게는 5천만원 상한을 금과옥조처럼 내미는 정부의 표리부동도, 진압경찰 앞에서 절규하는 피해자들의 몸짓과 표정도 그야말로 2011년 대한민국의 지옥도인 것이다.

내 것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손해 안보고, 네 것을 뺏는 게 부를 축적하는 지름길이고, 금력과 권력이 한 패가 되어 놀아나는 게 당연한 세상. 선량한 국민은 TV 화면에 화풀이하고, 힘없는 국민은 마트 계산대 앞에서 가슴이 철렁할 뿐이다.
   

   
 
 
   

 

안병욱 (ypnnews@naver.com)

댓글목록

야생마님의 댓글

야생마 작성일

한 가정에는 가장의 역할이, 한 나라에는 국가지도자의 역할이 이렇게 중요할 것이데....자꾸 민생이 어려워 지는것은 심리적 요인만은 아닌것 같네요...덤프차의 왕래는 늘어만 가도 우리네 삶은 자꾸 지옥속으로 가는것 같아 심히 안타까울 뿐입니다. 비만 오면 아름다운 우리네 강물이 흙탕물이 되는 이런 지옥도 속에서라도 한 점 희망이라도 발견한다면 오늘도 그 불빛보고 나가야되겠네요. 글로 위로 받을 뿐입니다.

양평사랑님의 댓글

양평사랑 작성일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ㅎㅎ님의 댓글

ㅎㅎ 작성일

양평이 썩은 것은 원주민들의 못된 짓이요!
집을 짓다가 관 둔사람도 있고 집을 짓자마자 다시 파신 분도 있고...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원주민님의 댓글

원주민 작성일

ㅎㅎ 2011년 05월 24일 IP 121.***.***.43 
 
 
양평이 썩은 것은 원주민들의 못된 짓이요!
집을 짓다가 관 둔사람도 있고 집을 짓자마자 다시 파신 분도 있고...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원주민 탓이 아니라 원주민을 그리살게 만든 사람 탓이요
새마을 사업으로 내논 원주민땅 무상으로 지나다니며 자기땅 지킨다며 울타리에 휀스에 .....
뭐 대단한 사람이라고 눈이와서 함께 치우자고하면 그건 관에서 주민에게 해줄 일이고.....
옆집노인네 집안 채소 다듬고 남은것 밭에묻으면 환경오염 되니 신고 한다고 윽박 지르고... 
내차 내집앞에 세웠다고 경운기 가는데 안비켜주고....
원주민은 외지사람 들에게 배워서 그러는거요.... 원주민 탓하지 마시고 잘 사시요
 

seed님의 댓글

seed 작성일

사람들이  consideration 을 안하는 세상이 너무 답답하내요
이웃간에 작은 배려가 얼만아 살갑고 행복한지 뭘라서
자기만 살자고 타인 가슴에 울아통을 선사하는 이웃 단체로 못살게 해야합니다
이장님 경운기 세워두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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