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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장 자리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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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1-11-14 16:50 댓글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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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는 지역신문사의 가장 중요한 취재원이다. 매일 오전, 관내에서 무슨 사고와 사건이 일어났는지 일목요원하게 챙겨볼 수 있음이다. 양평은 강력사건이 드물어, 독자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기삿거리 또한 드문 편이다. 언론사 입장에선 고민스러운 부분이긴 하지만 지역사회가 평온하다는 증거이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신, 지역사회에 경종을 울릴만한 일에 대해서는 규모가 크던 작던 가능한 빠짐없이 보도하려 신경을 쓴다.

좋지 않은 일에 연루돼 신문에 나는 건 누구나 질색할 일이다. YPN은 기사 게재 이전에 꼭 확인절차를 밟는다. 양평경찰서의 문건이 못 미더워서가 아니라 혹시라도 자사의 보도로 인해 억울한 피해를 보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올 들어 심심하면 이어지는 몇몇 이장과 관련된 추문 역시 동일한 수순을 거쳐 기사를 실었다. 당사자 입장에선 가십 정도에 불과한 해프닝 아니면 몇십 몇백만원 단위의 소소한 일을 두고 기사씩이나 내냐고 투정할 수 있겠지만, 이장에게는 일반개인보다는 엄격한 도덕적 잣대가 필요하다는 게 YPN의 입장이며 언론사 보편의 시각이다. 공직자는 아니더라도 한 마을을 대표하는 공적 위치가 엄연하기 때문이다.   

이장 관련 추문이 보도된 뒤 해당지역의 유지 몇몇이 전화를 했다. 이장이라는 자리가 일은 많고 생기는 건 없는 자리인데 뭐 그만한 일로 동네망신까지 시킬 필요가 있느냐, 극소수의 이장들 때문에 성심성의껏 봉사하는 거개의 이장들을 도매금으로 욕보일 필요가 있느냐 하는 게 통화의 공통된 요지였다. 기사의 내용을 희석시키려는 댓글도 여럿 달렸다. 한 마디로 기분이 찝찝하다. 본분을 다하고 있는 대부분의 이장들을 위해서라도, 마을의 안녕을 위해서라도 사실을 사실대로 보도하는 게 지역신문의 의무, 는 기본입장이고 솔직하게 말하면 이장이라는 자리가 영양가가 있긴 있네,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탓이다. 영양가 없는 자리라면 지역유지를 움직일 영향력도 없을 것이며, 망신 좀 당했다고 놓아버리기에는 아까운 자리이기에 붙들려고 애를 쓰는 게 아니겠는가.

이장이라는 자리는 두 얼굴을 지니고 있다. 말 그대로 마을과 행정기관과의 교량 역할을 자임하고 봉사하는 데에 신바람 나는 사람들의 자리이기도 하거니와 잿밥에 눈이 어두운 사람들이 탐내는 자리이기도 하다. 동네 어른 몇몇이 이번엔 누구네 아범이 맡는 게 좋겠네, 하면 누구네 아범은 제가 무슨 자격이 있느냐며 몇 번 겸양을 보이다가 못 이기는 척 떠맡는 자리이기도 하거니와 군수 선거 못잖게 피 튀기는 선거과정을 거쳐 올라앉는 자리이기도 하다.

민주주의 꽃은 지방자치제도이다. 지방자치제도의 꽃은 이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정한 풀뿌리 정치는 마을 단위의 바람이 왜곡되지 않게 지자체와 정부에 전달되고 또한 실현되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인데 그 중심에 이장이 있기 때문이다. 양평관내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장 한사람의 노력을 발판으로 특정마을이 크게 살만해진 경우가 드물지 않다. 그와 반대로, 이장 한사람의 사욕 때문에 특정마을에 분란이 커지고 사람 살기 심란해진 경우도 흔하다. 이장은 공직자가 아니지만 왜  그에 버금가는 도덕성을 갖춰야 하는 지 이유가 분명해지지 않는가.

이장직에 대한 처우부터 달라져야 한다. 정당한 대가는커녕 관청과 마을 오가는 기름값에도 어림없는 현재의 보수체계는 당연히 현실화되어야 한다. 이장직에 대한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관심도 커져야 한다. 한 마을의 성실한 일꾼이며 자상한 심부름꾼이 지켜야할 명예로운 자리를, 잡다한 이권에 개입하기 딱 좋은 자리쯤으로 넘보는 부류들을 차단해야 한다.

무엇보다 명쾌하게 뿌리 뽑아야 할 일은 이장을 선거판의 핵심동력쯤으로 여기는 건국 이래의 관습이다. 순박한 마을 일꾼을 타락시키는 원흉이며, 잿밥에만 눈 밝고 잇속에만 열심인 사람들이 마을을 대표하게 만드는 공개된 비밀이기 때문이다. 

안병욱 (ypnnews@naver.com)

댓글목록

지역민님의 댓글

지역민 작성일

대단하신  이장님들의 횡포.  봉사라구요  어떤봉사인가요  주민위에 군림하려드는 이상한 묵줄기의 힘  주민의 실상을 잘아시는 간판없는 부동산업자!!!. 마을 유지님들 선별을 잘해주시기 바랍니다.덮어주고 도와야 할 사람이 그렇게 없던가요? 

민심님의 댓글

민심 작성일

이장은 일명 준공무원이라고 칭한다 그러나 보수는 그렇지 아니하다 행정과 주민의 교량역활로서 진정성 있게 근무하는 이는 공무원보수의 반을 주어야 마땅하나  이중직업과 이권과 정치선을 혼합한 이장님께는 이장이라는 직함조차 아깝다 과연 어느쪽이 많을까 이장협의회체육대회때 보라 전기관대표, 전공무원, 사업체 도장찍을 면이 부족타 할것이다 내가 존경하는 이장님들은 자기돈 써가며 가정을 몰라라하는 부분을 감수하면서 행정을 도운다  그러나 대다수는 그러하지 않다 국가가 이장의 보수를 책임지려면 책임만큼 선출과 자격기준, 운영, 제도등이 보안되어야 한다

현이장님의 댓글

현이장 작성일

민심님 이장체육 대회는 이장돈으로 행사을하고요 공산주의도 아닌데전기관대표 전공무원 전사업체
좀 그러네요 민심님도 이장을 한번해보세요 ,,,, 월20만원. 추석 .설 20만원씩...고생하는 분들이 이익
챙기는 이장보다 더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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